옛날부터 우리나라의 큰 명절에는 차례를 지내서 조상님들께 감사를 표하는 예를 갖췄습니다. 추석과 설이 바로 그 큰 명절인데요. 이 때는 차례상을 차리고 차례지내는 순서에 맞게 조상님을 모시고 차례상을 대접하고 나서 명절의 즐거움을 나누곤 했습니다. 조상님들께 예를 차리는 이런 정신은 이어가면서 지금 시대에 맞게 많이 간소화된 방법으로 차례지내는 순서를 알려드리려고 합니다.
목차
1. 차례상의 역사적 의미
차례는 일반적으로 절사라고 하고 우리나라의 제례 중에 참례와 천신례 관행이 차례가 된 것입니다. 참례는 정조, 동지, 초하룻날, 보름날 사당에 참배하는 것을 말하고 천신례는 청명, 한식, 단오, 중원, 백중, 중양과 같은 절기에 사당에 그때의 음식들을 올리면서 참배하는 것을 말합니다.
즉 농경사회였던 우리 민족이 한 해 농사의 진행에 따라 하늘과 조상의 공덕을 기리고 잘되게 해달라고 예를 갖추고 수확이 있을 때마다 감사의 인사를 올리며 예를 갖춘 것이 바로 차례인 것입니다. 지금은 이런 절기마다 하는 것이 아니라 한 해의 가장 큰 절기인 추석과 설에만 차례를 지내고 있습니다.
따라서 차례상에는 집안의 조상 중에 공덕이 가장 높은 조상의 위패나 지방을 올리고 그런 분이 없을 때는 제사를 지내는 제주를 기준으로 위로 4대의 위패나 지방을 올려서 상차림을 하고 예를 갖추는 것입니다. 간소화된 상차림에서는 여러 조상을 모시는 대신 바로 윗대인 부모님의 위패나 지방을 써서 지내게 됩니다.
2. 차례지내는 지내는 순서
차례를 지내기 위해서는 예를 갖추는 순서가 있습니다. 이런 차례지내는 순서가 옛날에는 번거롭고 길었지만 조상님들께 감사한 마음을 표하는데 차례지내는 순서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생각하는 마음이 중요함을 알고 겉치레 적인 행동들이 많이 거둬지고 간소화되었습니다.
차례상 준비하기
차례를 지내는 사람은 보통 '제주'인 장손이 맡아서 하지만 장손이 없을 경우에는 차례를 지내는 사람이 제주가 되어서 진행합니다. 차례상에 여러 음식을 준비한 뒤에 가장 앞 자리에 위패를 세우는데 위패가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흰 종이에 지방을 써서 붙여 놓거나 사진을 대신 올려놓고 지내도 됩니다.
차례지내는 순서
그럼 간소화된 차례지내는 순서를 알아보겠습니다. 가장 먼저 하는 것은 바로 차례상을 차리고 위패를 올리거나 위패가 없을 경우 지방을 써서 올리거나 사진을 올립니다. 이렇게 차례상 차림이 끝나고 나면 먼저 현관문이나 창문 등을 열어 놓습니다.
문을 열어 강신을 맞이하는 행동이 차례지내는 순서의 가장 첫번째가 됩니다. 문을 연 다음 제주가 상위에 놓여진 향에 불을 피우고 (향이 없을 경우에는 건너 뛰어도 무방합니다.) 잔에 술을 채우고 옆에 빈 그릇 두고(모삿그릇) 잔에 있는 술을 세번에 나눠서 붓습니다.
강신을 한 다음에는 차례에 참석한 모두가 조상님께 절을 2번 해서 인사를 차리는 참신입니다. 참신을 한 다음에는 헌주를 하는데 이는 상위에 올려둔 잔에 술을 따르는 시간입니다. 헌주를 한다음 차례를 지내는 순서는 삽시정저로 차례상을 맛보실 수 있도록 숟가락과 젓가락을 가지런히 놓아 드리는 시간입니다.
삽시정저를 할 때에는 평소 조상님들이 좋아하셨던 음식 위에 젓가락을 가져다 올려 놓기도 합니다. 그 다음 차례지내는 순서는 시립입니다. 시립은 조상님들이 차린 음식을 맛보실 수 있도록 기다리는 시간입니다. 잠시 참석한 모든 사람들은 묵념하듯이 바른 자세로 서서 기다립니다. (시간은 길필요 없습니다.)
시립이 끝난 다음은 조상님들을 다시 돌려보내드리는 시간을 갖는데 이를 사신이라고 합니다. 이 때 수저를 거둬 들이고 참석한 모든 사람들은 2번 절을 합니다. 위패는 다시 제자리로 두고 지방은 밖에 나가서 태워버립니다.
지방과 위패가 정리 된 다음에는 차려놓은 상차림에 참여한 사람들이 먹을 수 있도록 수저를 챙기고 필요한 그릇들을 더 챙겨서 음식을 나눠서 먹습니다. 이를 철상음복이라 하는데 이는 조상들의 음식을 내리물림 받아 먹으면서 참가한 모두에게 서로 덕담을 나누며 시간을 갖는 의미있는 과정입니다.
차례지내는 순서 요약
- 차례상차리기
- 강신: 문을 열고 신을 모심 / 향에 불을 피우고 잔에 술을 채우고 제주가 모삿그릇에 술을 3번 나눠서 부음
- 참신: 차례에 참석한 모두가 2번 절을 함
- 헌주: 차례상에 올려둔 잔에 술을 따름
- 삽시정저: 차례상에 숟가락 젓가락을 준비함 (이미 준비된 상태면 다시 정리해서 놓는 행위를함)
- 시립: 잠시 바른 자세로 서 있음 (조상님들이 상차림을 맛볼 수 있도록 시간을 보냄)
- 사신: 조상님을 보냄, 수저를 거두고 모두 절을 2번 함, 지방을 사용한 경우 밖에서 태우고 위패는 제자리에 보관함.
- 철상음복: 제사 후에 모인 사람들이 모두 음식을 나눠 먹는 시간
민족의 대명절이라는 의미가 많이 퇴색해져 가는 요즘입니다. 물론 지금은 농경사회도 아니고 옛날처럼 번거로운 방법으로 차례를 지낼 필요가 없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단순히 차례를 지내는 것이 겉치레를 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바르게 살아서 덕을 쌓고 선을 행한 것이 후대에까지 이어진다는 것을 알고 살아 있는 동안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살았던 우리 조상님들 처럼 바른 행동과 바른 정신을 이어 받기 위한 시간이라는 것을 알고 마음으로 그 정신을 이어갈 수 있는 시간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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